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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봄날의 기억 - 지칭개, 이카루스, 잉베이..

 

사실 이 식물의 이름도 몰랐고..

그냥 연보라빛 도는 꽃이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유기농을 하는 지인이 제가 찍은 사진을 보고..

지칭개라고 이름도 알려주고..

단맛이 나서 유기농 작물에 벌레가 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로

밭 바깥쪽에 많이 심는다고 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요즘도 가끔 시골길에서 만나면..

보라빛 도는 저 꽃이 역시나 묘하게 느껴진다.


지칭개 꽃이 지면 민들레 홀씨 마냥 바람에 흩날린다.

그런데 마치 솜을 탄 것처럼 부스스하게 날려가기 시작한다.


난 이맘때면 볼 때마다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


지중해 가운데 있던 번영한 왕국

크레타.

미노스 왕이 이카루스의 아버지인 공학자이자 발명가인 다이달로스에게

성과 미궁 등 많은 건축물을 의뢰하여 건축하였지만 돌아온 것은

한 성채에 아들과 함께 유폐..

찾아오는 이라곤 하늘을 나는 새들 밖에 없었고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은 탁월한 발명가인 다이달로스는

그 새들의 깃털을 모아서 밀랍으로 엮어서 날개를 만들었고

아들인 이카루스와 함께 시험 비행을 해보고

결국 지중해를 건너기로 결심한다.

물론 떠나기 전에 적절한 고도를 유지하라고 신신당부하고 출발하지만

젊은 이카루스에게 비행은 너무나 황홀했고

태양을 향해 너무 높이 날아오르는 바람에

밀랍이 녹아 깃털이 떨어져버려

건너지 못하고 그만 지중해에 빠져 죽게된다.

(다이달로스의 후일담은 생략..)


요즘도 가끔씩 듣는

Ingwie Malmsteen의 첫 앨범에 있는

Icarus' Dream Suit Opus. 4

이 음악도 생각난다.

Tomaso Albinoni의 Adagio in G minor를 도입부에 사용했는데..

검색하다 보니 Adagio 자체가 위작(musical hoax) 아닌 위작이 된 사연도 있군요ㅋ

(관련 내용은 '라라와복래'님 블로그를 참고하시길..)

 


같은 날 눈에 띤

민들레 홀씨

이미 절반은 어디론가

바람 타고 날아가버렸다.


어딘가에서

새 생명으로 일어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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